해당 기사는 EBS 뉴스 글로벌 리포터 섹션에 2021년 10월 29일자로 기재되었던 기사입니다. EBS 뉴스가 글로벌 리포터 프로그램을 중단함에 따라 글쓴이가 작성한 기사를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기획 연재]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미국 교육계, 정부의 노력 <1>
팬데믹 이후 악화된 학생들의 정신건강
학업적 성취도에 악영향, 자살도 잇따라
미국 대학들, 적극적 대처 및 프로그램 진행
10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정신건강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올해, 팬데믹 이후 국민들의 정신 건강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전세계 정부들의 노력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미국은 지금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미국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미국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국가적 통계’ 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10대 소녀들의 36%와 소년들의 19%가 불안감을 호소했다.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응답한 비율도 소녀들이 31%, 소년들은 19% 였다. 자녀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했다는 부모도 30%에 달했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 (CDC) 등 미국 국가 기관의 연구 결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발견된다. CDC에 의하면 2020년 3월과 5월 사이에 정신 건강과 관련된 사유로 응급실을 찾은 5세부터 11세 사이의 아동의 수는 2019년과 비교해 24% 증가했으며, 12세부터 17세 아동들은 31% 증가했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 악화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학업적 성취도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생 전문 설문조사 기관 YouthTruth의 설문 결과에 의하면 정신 건강 상태가 배움에 걸림돌이 되었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2020년 봄에 39% 정도였지만, 2021년에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학생들의 건강한 정신 건강을 위해 사회적, 국가적 노력이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가파른 자살율 증가 때문이다. 미국 학생들의 자살 비율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CDC는 2007년과 2018년 사이에 10세부터 24세까지 학생들의 자살 비율이 5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래 집단에 영향을 잘 받는다는 특징이 있는 학생들이기에 이런 경향은 특히 위험하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에서는 올해 9월 4일 한 학생이 자살한 이후 몇 주 뒤인 9월 22일 또 다른 학생의 자살 시도가 있었다.
이에 각 주 정부 및 대학들은 학생들의 정신 건강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지아 주립 대학의 상담학과 Katie Koo (한국명 권경현) 교수는 팬데믹을 계기로 증가한 학교 차원의 주도 프로그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실제로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대학의 카운셀링센터에서는 원격으로 카운셀링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한 집단치료 프로그램이나 학생 서포트 그룹들을 많이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구요.
저도 학교 교직원으로 일하면서 학교의 리더쉽으로 부터 학생들의 안부를 물어보는 이메일을 자주 보내기를 권고하는 단체 이메일을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나, 정신 질병의 신호가 보이면 바로 학교 담당자에게 리포트하는 프로토콜에 대한 안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팬데믹 시작 이후에 저나 정신건강을 연구하는 다른 연구자들을 정신 건강 온라인 세미나에 초대하는 빈도 수가 월등히 높아진 것도 미국 대학 내에 증가한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미나를 진행하며 이전 보다 많은 참석 수 및 참석자들의 적극적 참여 태도를 통해 미국 대학 내에 정신 건강에 대한 염려 및 관심이 높아진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주 정부 및 연방 정부의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들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방법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