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피티 OPT 폐지, “국가 안보인 척 하는 심한 편견 일 뿐”

지난번 포스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부터 본격적으로 F-1 비자 소지자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 할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 제도를 제한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글 작성 시점 기준 하루 전인 5월 15일에 미국 NBC news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피티를 중지시키려고 한다는 내용의 기사, Trump administration weighs suspending program for foreign students, prompting backlash from business tech, 를 발표했습니다.

Julia Ainsley 와 Laura Strickler 에 의해 작성된 해당 기사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국가보안청은 팬데믹 기간 동안 ’OPT 폐지’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보냈습니다. 만약 해당 제안이 승인될 경우, 이번 달 행정 명령으로 발표되어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트럼프 “오피티 OPT 폐지”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이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 팬데믹 기간동안 트럼프 ”오피티 OPT 폐지”
• 연구결과는 잘 모르겠고, “지식유출”을 걱정했던 트럼프 행정부
• OPT 중지 반대자들의 비판
• OPT 프로그램 중지에 대한 미국 대학교의 반응

연관포스팅: 코로나19 로 중국에 열받은 트럼프 OPT 제한 정책으로 화풀이?

팬데믹 기간동안 트럼프 ”오피티 OPT 폐지”

한 명의 전 행정부 직원과 두 명의 현 행정 직원들에 의하면 미국 국가안보청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DHS) 은 팬데믹 기간 동안 이민 법 규제를 더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해당 권고안에는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OPT 프로그램을 중지사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OPT 중지 제안의 근거는 바로 팬데믹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업률 입니다. 미국 실업률 수치가 정상화 될 때까지 혹은 1년 동안 비이민자들이 일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We urge you to continue to suspend new nonimmigrant guest workers for one year or until our new national unemployment figures return to normal levels whichever comes first.

…

At a time when millions of Americans and lawful permanent residents are graduating from college with severely limited job opportunities due to COVID-19, it makes absolutely no sense for the administration to continue a regulatory program that allows foreign graduates to take jobs Americans need.

NBC news, Trump administration weighs suspending program for foreign students, prompting backlash from business tech written by Julia Ainsley and Laura Strickler

연관포스팅: 트럼프 OPT 제한 하면 미국 경제만 손해

연구 결과는 잘 모르겠고, “지식 유출”을 걱정했던 트럼프 행정부

트럼프 행정부의 OPT 제도 폐지 혹은 중지 움직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공직자들로는 immigration hawks 로 불리는 3명이 주로 언급됩니다. Senior Advisor 인 스테픈 밀러 (Stephen Miller), 미국가안보청 (DHS) 장관직의 채드 울프 (Chad Wolf) 그리고 탐 코튼 (Tom Cotton) 입니다. 스테픈 밀러, 채드 울프, 그리고 탐 코튼 모두 OPT 프로그램이 특히 중국 학생들에 의해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중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후, 오피티를 통해 일을 한 후, 중국으로 돌아가 이른 바 미국의 “지식 유출”이 되었다는 것 입니다.

특히 미국 안보와 관련이 있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분야에 중국 유학생들이 일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로 중국에 열받은 트럼프 OPT 제한 정책으로 화풀이? 포스트에서도 살펴 보았듯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STEM 필드의 90%의 중국 국적 박사 과정 졸업자들이 학위 수여 후 10 년간 미국에서 거주한다고 발표한 미국 과학 파운데이션 (National Science Foundation) 의 연구 결과와 상반됩니다.

OPT 중지 반대자들의 비판 “실업률 개선 이 아닌 혐-이민 정책”

Immigration hawks (스테픈 밀러, 채드 울프, 탐 코튼 등) 라고 불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요 인물들은 2018년도 에는 지식유출을 근거로 OPT 중지를 제안했다면, 2020년 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높은 실업률을 개선하기 위해 OPT 중지를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팬데믹을 단지 그들의 목표 중 하나인 법적 이민자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민 찬성 개혁 그룹 FWD.US 의 대표인 터드 슐티 (Todd Schulte)는 OPT 일시적 폐지 계획이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타계하기 위한 법적 대응으로 보기에는 지난 제안들과 너무 비슷하다는 의견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행정부는 2018 년에도 매우 비슷한 제안을 했다가 기각당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때 제안한 OPT 중지 제안과 2020년 권고안이 다른 점이 있다면, 2018년에는 중국 유학생들만을 타겟했으나, 2020년 에는 “new nonimmigrant guest workers” 라는 모든 비이민 피고용자들을 겨냥했다는 점입니다. 터드 슐티는 3년전 실업률이 4% 정도로 낮았을 때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수를 50% 이상 줄이고자 했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19로 실업률이 급증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똑같이 이민자 수를 줄이자고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부족한 논지를 비판했습니다.

FWD.US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면, 잘못된 이민과 사법 제도를 바로잡고자 설립된 단체입니다. FWD.US 의 창업자들은 내로라 하는 비즈니스 및 테크 관련 기업들의 리더입니다. 예를 들면, 클라우드 회사로 탈바꿈하여 세계 1위 기업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 대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의 마크 쥬커버그,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 박스의 드류 휴스턴 등이 있습니다.

OPT 프로그램 중지에 대한 미국 대학교 및 비즈니스들의 반응

OPT 중지에 대한 미국 대학교의 반응은 당연히 부정적 입니다. 미국 대학 교수 협회 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Professors 의 Executive Director 인 쥴리에 슈미드 (Julie Schmid)는 OPT 중지 혹은 폐지가 문제를 전혀 해결해 주지 못하며 오히려 미국의 대학교 시스템 퀄리티의 감소를 가져온다고 꼬집었습니다.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약 410억 원 가량되는데, 연구에는 산정되지 않았지만, 유학생들로 인해 교육과 연구 분야도 많은 혜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쥴리에 슈미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미국 시민들의 건강을 코로나 위기로부터 지키는 데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Muslim ban 정책처럼 국가안보인 척하는 심한 편견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This is just bigotry posing as concern for national security).

또한, OPT 프로그램의 중지는 OPT 에 참여 중인 학생들을 고용한 많은 사업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인 비즈니스에서는 이와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19로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사업군은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수 사업장들은 사람들이 팬데믹 기간에도 찾을 수 밖에 없지만, 오락, 식당, 호텔 등의 서비스업과 같은 비 필수 사업장은 경제 lock down으로 인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겨 많은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The Economic Impact of Curbing The Optional Practical Training Program 연구 결과에 의하면 OPT 제한 정책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볼 사업군으로 서비스업이 꼽힙니다. OPT 규제로 인해 OPT 참여자 수가 줄고, 더 나아가 반 이민정책의 영향으로 유학생 등록 수가 줄어들게 되면 교육 뿐 아니라 대학생, 유학생들과 연계된 각종 서비스업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즉, 코로나 19로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사업장에게 다시 한번 피해를 주는 셈이 되는 것 입니다.

OPT는 법에 의해 보호받는 제도가 아니라 규제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팬데믹 기간 동안 오피티 OPT 폐지에 대한 제안이 승인되면 이번 달 (2020년 5월)에 행정 명령으로 발표되어 바로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2018년에는 기각 되었던 OPT 중지 제안이 과연 2020년에는 어떠한 결과를 마주하게 될까요?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11월 미국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OPT 신청 자격 부터 EAD 카드 지연시 해결 방법 등 OPT 에 관한 모든 정보는 OPT 페이지에서, STEM OPT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정보는 STEM OPT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