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있다고 시험 못보나?” 중간고사 강요한 캐나다 교수

해당 기사는 EBS 뉴스 글로벌 리포터 섹션에 2021년 3월 25일자로 기재되었던 기사입니다. EBS 뉴스가 글로벌 리포터 프로그램을 중단함에 따라 글쓴이가 작성한 기사를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인터넷 끊긴 미얀마에서 중간고사 연기 문의한 학생
캐나다 교수, “시험 안 보면 끝”이라고 위협
“시위한다고 다 죽지 않는다”..시대착오적 발언도
대학 내 ‘백인 특권’ 드러난 전형적 사례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로 인터넷이 끊겨 중간고사 응시가 어려울 것 같다며 시험 연기를 문의한 미얀마 학생에게 ‘시험을 연기할 수 없다’며 ‘응시를 못 하면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답한 캐나다 교수가 공분을 사고 있다.

CBS 뉴스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미얀마에서 캐나다 요크 대학교 (York University)의 엠마노일 테오도레스쿠 (Emanoil Theodorescu) 교수의 수학 및 통계학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해 온 미얀마 학생이 ‘내일 인터넷 접속이 끊길 것 같다’며 시험을 연기할 수 있는지 묻는 말로 시작됐다. 이에 엠마노일 교수는 ‘시험 연기는 안 된다. 마지막 기회, 안 좋은 사인’이라고 짧게 답하며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인터넷도 다운되게 하냐’며 비아냥거리는 듯한 문장으로 이메일을 마친다.

이에 학생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와 민주화 시위 때문’이라며, ‘현재 200명의 시민이 총을 맞았고, 미 군부가 인터넷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미얀마의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만약 온라인 접속이 안 돼 중간고사를 못 보게 될 경우 기말고사의 학점 반영 비중을 늘릴 수 있는지’를 묻는 학생에게 교수는 ‘비슷하다 (something like that)’ 라는 애매한 대답을 보낸다.

교수의 대답에 학생은 교수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줬다고 생각하고 감사를 표하며 ‘그렇다면 내일 중간고사를 놓치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확실하게 묻는다. 그러나 엠마노일 교수는 ‘당연히 걱정해야지, 시험 놓치면 끝이다’라고 겁을 준 후, ‘나는 네가 현실을 어떻게 자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이어간다. 그는 또 “단순히 시위한다고 해서 총에 맞아 죽지 않는다’, ‘네가 이 수업을 이수하기는 어렵겠다’라며 학생을 비난한다.

◆엠마노일 테오도레스쿠 교수와 미얀마 학생의 이메일 대화 ©NMBCanada (https://twitter.com/NMBCanada/status/1372621837797101569)

엠마노일 교수의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교수를 해임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또한 요크 대학교의 총장에게 항의 이메일을 보내는 운동도 시작됐다.

이에 요크 대학교는 3월 18일 처음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요크 대학교는 존중, 평등, 다양성 및 포용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데 헌신한다”라고 시작하는 공식 입장문 어디서도 미얀마 학생이 느꼈을 모욕과 참담함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어 논란은 더 커졌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요크 대학은 3월 19일 해당 수업의 강사를 바꾸었지만, 아직도 엠마노일 교수를 아예 교수직에서 해임할 것을 주장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요크 대학교 입장 전문 ©news.yorku.ca/2021/03/18/university-response/

많은 사람이 미얀마 학생이 겪은 일에 ‘함께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요크 대학교수가 전 세계에서 벌어져 온 일들에 대해 무지함을 보였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은 엠마노일 교수가 서양 중심적인 관점으로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평가하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학생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백인 특권(White Privilege) 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요크 대학교처럼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지켜나간다’고 자랑하는 대학에서조차 여전히 ‘백인 특권’ 과 ‘백인 우월 의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백인 특권’ 의식에서 비롯되는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각 대학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및 교직원들의 다문화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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