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납부의 발상 전환…졸업 후 ‘기부’로 대신

해당 기사는 EBS 뉴스 글로벌 리포터 섹션에 2021년 7월 21일자로 기재되었던 기사입니다. EBS 뉴스가 글로벌 리포터 프로그램을 중단함에 따라 글쓴이가 작성한 기사를 옮겨왔음을 밝힙니다.

홉 대학교의 새로운 등록금 납부 모델
학교가 등록금 내주고 졸업 후 기부로 갚은 방식
과연 지속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은 남아

“현재의 ‘등록금 모델’은 학생들이 인생에서 가장 가난할 때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바로 내라고 합니다. 홉 대학교는 학교가 대신 등록금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대학 등록금이 높기로 악명 높은 미국에서 미시간 주 홀랜드에 위치한 홉 대학교 (Hope College)가 파격적인 공짜 등록금 정책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학교가 지불하며 학생들은 졸업 후 학교에 ‘기부’ 하는 방식이다.

졸업 후에 등록금을 납부하는 모델은 기존 for-profit (이익 추구 대학교) 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는 등록금을 내지 않고 졸업 후 얻는 소득의 일정 비중을 ‘의무적’으로 갚는 방식이다.

◆홉 칼리지 웹사이트 ©https://hope.edu/

하지만 홉 대학교가 발표한 등록금 납부 모델에서 ‘의무’는 사라졌다. 학생들은 그야말로 ‘자유롭게’ 금액과 기간을 정해 기부하면 된다.

홉 대학교 스코진 총장은 이번 등록금 정책으로 더 다양한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문제는 대학이 대신 납부해 주기로 약속 한 등록금의 규모다.

홉 대학교의 등록금은 연 36,300달러(약 4200만원)에 달하며 재학생3,000명의 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약 10억 달러(약 1조 1500억원) 가 필요하다.

과연 매년 1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향후 졸업생들의 기부로 충당할 수 있을까?

◆홉 칼리지 등록금 ©https://hope.edu/admissions/costs-financial-aid.html

‘등록금 기부 모델이 과연 지속가능한 현실적인 모델일까’에 대한 의문의 답은 등록금 감면 혜택과 기부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에서 엿볼 수 있다.

2012년도 연구에 따르면 재학 중 등록금 감면이라는 혜택을 받은 학생이라 할지라도 졸업 후엔 자신이 받은 혜택보다 더 적은 액수를 기부했다. 이 결과는 홉 대학교의 등록금 모델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연구도 있다.

2016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홉 대학교의 이번 정책처럼 ‘조건 없는 혜택’을 받은 학생일수록 혜택을 웃도는 기부를 할 확률이 2배 이상이었다. 홉 대학교가 졸업 후 기부에 의무 조건을 달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해 매튜 스코진 총장은 미래는 “성경의 가르침은 돈의 목적은 나눔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전체 재정 모델을 나눔과 관용에 맞추려고 한다”며 학생들이 실천할 나눔의 순환에 큰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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